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24

“지금 여기, 보고 듣는 이대로 깨달음” 이 현실 세상에는 아직도 깨달음에 대한 환상을 쫒고 있는 사람들이 꽤나 많습니다. 젊은 시절 저 또한 그랬습니다. 꽤나 이름 있는 큰스님들을 찾아다니며, 어떻게 해야 깨달을 수 있습니까? 어떻게 해야 화두가 잘 들릴 수 있습니까? 하고 묻곤 했지요. 주말마다 철야용맹정진 법회에 찾아다니며 뭔가 공부가 되어가는 것같고, 한번 앉으면 하루밤을 가볍게 세우는 것으로 공부의 척도로 삼았더랬습니다. ㅎㅎ 그때는 깨달음을 무슨 대단한 특별한 것으로 생각해서, 남들과 다른 특별한 용맹정진을 통한 특별한 체험을 해야 얻는 것으로 커다란 착각속에 빠져 있었더랬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은 진짜 깨달음과는 거리가 멉니다.  왜냐면, 그런 수행들은 지금은 내가 깨닫지 못했지만, 노력하고 수행을 해서 나중에 깨달음을 얻겠다는.. 2025. 2. 1.
불락인과(不落因果) 불매인과(不昧因果) 불락인과(不落因果) 불매인과(不昧因果)의 이야기는 그 유명한 백장선사(百丈禪師)의 야호선(野狐禪)의 배경인데, 백장선사 어록에 나온다. 선사께서 매일 상당하여 설법하는데, 늘 한 노인이 법을 듣고는 대중들을 따라 돌아갔다. 하루는 가지 않고 있어 선사께서 물었다. “거기 서 있는 자는 누구인가?” “저는 과거 가섭불(迦葉佛) 때에 이 산중에 살았었는데, 한 학인(學人)이 묻기를 ”많이 수행한 사람도 인과(因果)에 떨어집니까? 떨어지지 않습니까?”하였습니다. 제가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不落因果).”고 대답하여 여우의 몸에 들어가 있습니다. 오늘 화상께 청하오니 한마디로 깨닫게 해주십시오.” 선사가 말했다. “그대가 물어보시오.” 노인이 곧 묻기를, “크게 수행한 사람도 인과에 떨어집니까? 떨어지지 않습.. 2025. 2. 1.
“부모미생전 본래면목” 육조 혜능이 오조 홍인 대사에게 인가를 받고 그 신표로 가사와 발우를 받아서 대중들 모르게 절을 빠져나왔는데, 그것을 빼앗으려고 가장 먼저 달려 온 사람이 도명상좌였습니다.  도명 상좌와 마주친 육조 혜능은 “선도 생각하지 말고 악도 생각하지 말라(不思善不思惡). 바로 이러한 때에 어떤 것이 그대의 부모미생전 본래 면목인가?”라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에 도명상좌는 크게 깨달았어요.  조사선은 특별한 수행을 요구하지 않는다. 육조 혜능대사가 법을 구하러 온 도명상좌에게 요구한 것은 선도 생각하지 말고 악도 생각하지 말고 잠시 생각을 멈추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내 말을 듣고 있는 너의 부모미생전 본래면목이 무엇인지 돌아보라는 것뿐이었습니다. 즉, 지금 무엇이 내 말을 듣고 있느냐.. 2025. 2. 1.
“장자의 나비꿈(胡蝶夢)” 어느 날 장자는 제자를 불러 이런 말을 들려주었다. “내가 지난 밤 꿈에 나비가 되었다. 날개를 펄럭이며 꽃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녔는데, 너무 기분이 좋아서 내가 나인지도 몰랐다.  그러다 꿈에서 깨어버렸더니, 나는 나비가 아니고 내가 아닌가? 그래서 생각하기를 아까 꿈에서 나비가 되었을 때는 내가 나인지도 몰랐는데, 꿈에서 깨어보니 분명 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진정한 나인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내가 된 것인가? 내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가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과연 어떤 것이 진짜일까요? 나비일까요? 장자일까요? 꿈속의 나비는 날개를 펄럭이며 꽃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녔는데, 너무 기분이 좋아서 자기가 장자인지도 몰랐어요.  그리고 아침에 잠에서 깨보니.. 2025. 2. 1.
“매트릭스 영화의 파란 약과 빨간 약” 매트릭스 영화를 보면, 모피어스가 주인공 네오에게 내미는 두 가지 약이 있다.  하나는 파란 약이고, 다른 하나는 빨간 약이다. 파란 약은 이전의 현실세계로 되돌아가는 약이고, 빨간 약은 이 세계의 진실을 알 수 있게 해준다는 약이다. 주인공 네오는 영화에서 빨간 약을 선택하고, 가상현실에서 자아를 지배하는 방법을 깨닫고 초인이 되어 인류를 구원한다. 매트릭스 영화가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오락영화를 넘어서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이 우리가 실제라고 믿는 가상현실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는 메시지를 현대인들에게 전달했다는 점이다. 마음공부에서도 파란 약과 빨간 약이 있다. 소위 깨달았다고 하는 성인들은 우리에게 마음공부에서 목표로 하는 깨어남을 위해서는 빨간 약을 선택해야 한다고 .. 2025. 2. 1.
불을 가진 놈이 또 불을 구하러 왔구나!(丙丁童子來求火) 벽암록 제7칙 평창(評唱)에 '병정동자래구화(丙丁童子來求火)’의 선화(禪話)가 나온다. 법안(法眼)선사의 문하에는 현칙(玄則)이라는 제자가 있었다. 현칙은 이미 깨달음을 얻었다고 스스로 자처하며, 예불도, 참선도,, 또한 스승에게 법문도 청하지 않았다.​어느 날 법안선사가 현칙에게 물었다.​법안 : 자네가 이곳에 온 지 얼마나 되었는가? 현칙 : 3년쯤 되어갑니다.​법안 : 그런데 그동안 어째서 입실하여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것인가? 현칙 : 제가 이곳에 오기 전에 청림선사를 모셨는데,, 그때 이미 깨달음을 얻어 일체 의문이 사라 져 버렸기 때문입니다.​법안 : 청림선사에게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들려줄 수 있겠는가? 현칙 : 제가 선사께 '무엇이 부처입니까?' 라고 묻자, 선사께서 제게 '병정동자래구화(.. 2025.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