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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일여(寤寐一如) 해인사 방장이었던 성철스님은 공부하는 선방수좌들이 물으러 오면, “너 화두가 오매일여 되나?” 하고 물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직 안됩니다.” 하면, “아직 오매일여도 안되는 놈이 뭘 물으러 오냐.” 하면서 내쫒았다고 한다.  오매일여라는 말은 수행자들을 기죽게 만드는 말이다. 나도 한때 오매일여에 걸려서 오랫동안을 헤맸던 경험이 있다. 간화선의 창시자였던 중국의 대혜선사도 오매일여에 걸려서 자기 스승이었던 원오스님에게 여러 차례 물었던 모양이다. 그때마다 원오스님은 “망상하지 마라”고만 할 뿐, 더 이상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모든 부처님의 출신처(出身處)를 묻는데, “훈풍이 남쪽에서 불어오니, 전각이 시원하구나(薰風自南來 殿閣生微涼)” 라는 원오스님의 법문을 듣다가 깨닫게 되어 오매일여를 해.. 2025. 2. 22.
조주(趙州) 선사의 십이시가(十二詩歌) 조주선사의 는 자시부터 해시까지 총 12단락으로 나누어진 시구로 노선사의 하루 일과를 노래한 시(詩)입니다. ​조주선사는 옛 부처가 다시 출현했다고 하여 선종사에서 ‘조주 고불(古佛)’이라 칭할만큼 큰 선사이시지만, 이 시가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근엄한 대도인의 모습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인간적인 면모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유튜브 법사이신 법상스님께서 “조주선사의 12시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법문하셨습니다. “세속과 그대로 어우러져 지내며, 격식이나 신분에 걸림 하나 없는 조주종심 대선사의 하루를 들어보라! 우리와 다를 것이 하나 없지 않은가? 얼마나 아무렇지 않은 도인의 하루인가? ​저 법 높으신 도인께서도, 그냥 이렇게 신세를 한탄하며, 그저 노래 한 자락 하신 것이다.  ​언뜻 보기.. 2025. 2. 12.
불교에서 말하는 본성, 법성, 자성이란 무엇인가? 흔히 선사나 법사들의 법문을 듣다 보면, 본성이니 법성이니 자성이니 하는 말이 나온다. 공부인들이 그런 말을 들으면, 그런 성품이 따로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런 성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그냥 불이법을 말하는 것이다. 불이법이란 이것이다 저것이다 하고 똑 부러지게 따로 분별할 무엇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부인들이 본성, 법성, 자성이라는 말을 듣으면, ‘그런 성품이 따로 있어서 내가 그걸 깨달아야 하나’ 하고 생각하기가 쉽다. 이런 식으로 착각을 하는 공부인들이 아주 많다. 특히 선에서 견성(見性)이라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에 그런 말에 속아서 견성하기 위해서 수행을 하는 쪽으로 향하기가 매우 쉽다. 그러나 불교에서 말하는 불성, 본성, 자성이니 하는 말들은 불이법을 말하는 것이다. .. 2025. 2. 6.
40여년째 은둔 수행중인 현기스님과 대담 스님은 1970년대 말부터 지리산 상무주암(上無住庵)에만 40여년째 은둔 수행중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고려시대 보조국사께서도 이 상무주암에서 수행 정진해서 깨달음을 얻으셨다고 했다. 상무주(上無住)의 상(上)은 부처를 의미하는 것이니, 상무주암(上無住庵)이란 결국 부처도 발을 붙일 수 없는 암자란 뜻이란다. 거 사 : 스님과 저와 이심전심으로 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스 님 : 손을 내밀어 거사의 손을 잡으면서, 느껴지는가? (예)           손으로 거사의 무릎을 탁! 치면서, 듣는가? (예)           주먹을 쑥 내밀면서, 보는가? (예)          이걸 알겠어? (??)          배고플 땐 밥 먹었을 테고, 잠오면 잠잤을 테고, 목마르면 물먹 었을 테고, 다 해왔을 .. 2025. 2. 5.
부처님의 최고 신통 : “누진통” 하루는 외도인 오통선인이 부처님께 와서 물었습니다.“육신통 중에 부처님의 최고 신통이라는 누진통이 무엇입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 “오통선인이여!” 하고 불렀어요. 오통선인이 “예!” 하고 대답하자,부처님께서 “바로 그것이다.” 그랬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번뇌에서 즉각 벗어나는 신통, 즉 누진통이라는 것이 뭐예요? 지금 저절로 보이고 저절로 들리고, 누가 부르면, 저절로 대답하는 그것이라는 겁니다. 아니, 누가 부르면 대답하는 이게 무슨 신통이라는 거죠? 이것으로 어떻게 번뇌에서 즉각 벗어난다는 거죠?​물론 그걸 내가 한다고 생각한다면, 무슨 신통이라고 할 게 전혀 없는 거죠. 그러나 보고 듣고 누가 부르면 대답하는 이것을 내가 하는 게 아니라고 한다면, 이것만한 불가사의한 신통도 없는 거죠. ​보고.. 2025. 2. 5.
깨달음이란 게 뭐죠? 법사 : 거사님, 깨달음이란 게 뭐죠?거사 : 생각이 일어나는 그 자리에서 저절로 알아지는 것입니다.  법사 : 에이, 그거는 깨달음에 대한 설명이고, 진짜 깨달음은 뭐죠?거사 : .... 법사 : 지금 매미 소리가 나죠? 거사 : 예 법사 : 저 매미 소리를 들으려고 의식하셨어요? 거사 : 아니요. 법사 : 그렇죠? 내가 전혀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들렸죠? 거사 : 예  법사 : 바로 그거예요. 내가 알려고 의식함이 없이도 저절로 알아지는 것이  바로 그것이예요. 거사님이 깨달으려고 하는           그것이죠. 깨달음..거사 : 아, 예.. 법사 : 근데 깨달음을 말로 설명하면, 그르치는 거예요. 선(禪)은 설명이 아닙니다. 우리는 “깨달음”이나  “견성”이라는            말을 들으면,.. 2025.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