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24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大通神秀(대통신수)의 게송 身是菩提樹 (신시보리수) 몸은 보리라는 나무요心如明鏡臺 (심여명경대) 마음은 밝은 거울의 받침대라時時勤拂拭 (시시근불식) 언제나 부지런히 갈고 닦아莫使惹塵埃 (막사야진애) 티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 六祖慧能(육조혜능)의 게송 菩提本無樹 (보리본무수) 보리는 본래 나무가 없고明鏡亦非臺 (명경역비대) 밝은 거울 또한 받침대 없네本來無一物 (본래무일물) 본래 한 물건도 없으니何處惹塵埃 (하처야진애) 어느 곳에 티끌과 먼지가 있으리오. 위 두 게송은 육조단경에 나오는 게송이다. 전자인 신수의 게송은 오조 홍인으로부터 인가를 받지 못했고, 후자인 혜능의 게송은 오조 홍인로부터 인가를 받아 육조가 되었다. 두 게송에는 근본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전자는 몸과 마음이 따로 존재한다고 .. 2025. 2. 4.
뜰앞의 잣나무 화두와 소염시(小艶詩) 뜰앞의 잣나무 화두란 중국의 조주선사가 달마대사가 인도에서 온 뜻(西來意)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뜰앞에 잣나무”라고 대답한 것에서 비롯된 유명한 화두다.  그리고 소염시(小艶詩)란 당나라 현종의 귀비였던 양귀비와 그녀의 애인이었던 궁궐 경비대장 안록산이 연애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연시(戀詩)다. 고운 맵시는 그림으로 그리지 못하리니 (一段風光畵不成)신방 같은 규방에 앉아 애타는 심정 (洞房深處說愁情)자꾸 소옥이를 부르나 일이 있어 아니라 (頻呼小玉元無事)오직 님이 알아듣기를 원함이네 (只要檀郞認得聲) 당시 양귀비는 황제의 여인이었으므로 남의 눈을 피하기 위해 양귀비가 몸종인 소옥이를 몇 번 부르면 안록산이는 그 말을 비밀통로가 열렸다는 신호로 알아듣고 양귀비를 만나러 갔다고 한다. 그러면 뜰앞의 .. 2025. 2. 4.
백장의 들오리 공안 마조선사와 시자였던 백장스님이 강가에서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들오리들이 “끼룩 끼룩” 울면서 날아갔습니다. 마조 : 저것이 무엇이냐?백장 : 들오리입니다. 마조 : 어디로 갔느냐?백장 : 멀리 저쪽으로 날아갔습니다. 그러자 마조선사는 느닷없이 백장의 코를 세게 잡아 비틀었습니다.갑작스레 당한 백장은 아파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얏~”​그때 마조선사가 호통을 치며 말했습니다. “야, 이놈아. 멀리 날아갔다더니여기 있지 않느냐!“​스승의 호통에 백장스님이 크게 깨달았습니다. 과연 백장스님은 무엇을 깨달았을까요? 이 공안의 첫 번째 질문을 살펴봅시다. “저것이 무엇이냐?”는 마조의 질문에 백장이 “들오리”라고 한 것은 분별심으로 대답한 것입니다. ​마조가 들오리를 몰라서 물었겠습니까? 백장은 아직 깨.. 2025. 2. 4.
조주의 평상심시도 無字 공안으로 유명한 조주선사의 깨달은 이야기입니다. 조주의 평상심시도 조주가 스승 남전선사에게 물었다. “무엇이 도(道)입니까?” 남전 : 평상심이 도(道)다. 조주 : 어떻게 해야 도에 이릅니까? 남전 : 어떻게 하려고 하면, 어긋난다. 조주 : 닦아 향하지 않는다면, 우리 일상이 도인지 어떻게 압니까? 남전 : 도는 알고 모르고와 아무 상관이 없다. 아는 것은 망령된 깨달음이며, 모르는 것은 깜깜하게 어두운 것이다.           만약 참으로 분별할 수 없는 도에 통달한다면, 마치 허공과 같이 텅비고 탁 트일 것이니, 어찌 억지로 시비를 할 수           있겠는가? 조주가 남전선사의 말을 듣고 크게 깨달았다고 합니다. 과연 조주가 무엇을 깨달았을까요?  조주스님이 스승 남전선사에게 묻습니.. 2025. 2. 3.
용담스님과 덕산스님의 문답 덕산스님은 노파의 떡을 얻어먹지 못하고, 용담스님이 계신 용담사로 갔습니다. 덕산과 용담, 두 스님은 밤늦게까지 법담을 주고받다가 덕산스님이 자러가기 위해 방을 나와 보니, 바깥이 캄캄해서 용담스님에게 등불을 요청했습니다. 용담스님이 등불에 불을 밝혀 건네주었는데, 덕산스님이 받으려 하자 훅 불어서 등불을 꺼버렸다. 등불로 눈앞이 환하게 밝았다가 순식간에 다시 칠흙같이 캄캄해져버렸다. 그 순간 덕산스님은 홀연히 크게 깨치고 절을 하였습니다. 과연 덕산스님은 무엇을 깨쳤을까요? 우리의 눈앞은 인연과 조건에 따라 환하게 밝기도 하고, 컴컴하게 어둡기도 합니다. 등불에 불을 켜면 밝고, 불을 끄면 어둡습니다. 태양이 떠오르면 밝고, 태양이 지고 밤이 되면 어둡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등불에 불을 붙여 밝게.. 2025. 2. 3.
덕산스님과 떡 파는 노파의 탁마 이번에는 선가에서 “덕산봉, 임제할”로 잘 알려진 중국선사들 중 먼저 덕산스님의 깨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덕산스님은 원래 선승이 아니라 금강경을 30년동안 연구해서 금강경소초라는 논문까지 쓴 강사였습니다.  어느 날 중국 남방에서 “직지인심 견성성불”이라는 가르침을 펴는 선사가 있다는 말을 듣고,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삼아승지겁을 닦아야지, 어떻게 곧바로 마음을 가리켜서 부처가 된다는 말이냐?” 하고 분개하면서 “내가 직접 가서 사이비 종파를 처서 부셔야겠다.”고 떠났습니다. 남방에 있는 용담사 입구에서 떡파는 노파를 만나 점심공양으로 떡을 사먹으려고 했습니다. 덕산 : 점심때가 되어 배가 고프니, 나에게 떡을 좀 파시오. 노파 : 스님은 걸망에 무엇을 걸머지고 있습니까? 덕산 : 내가 30년간 금.. 2025. 2. 3.